1987년 남녀고용평등법 이후 2001년 유급 전환으로 지속 확대
여성의 일과 육아 중 ‘일’에 집중해 고용효과 검증
육아휴직 도입=83%, 하나 이상의 모성보호제도 도입=90%
육아휴직 도입 후 기존 여성의 이직↓, 젊은 여성들의 선택↑
활용 높이기 위해 기업 부담 낮추는 여러 방안 모색해야

출처: 동아대학교 홈페이지(동아대학교 전경)
출처: 동아대학교 홈페이지(동아대학교 전경)

육아휴직제도와 여성 근로자 고용의 관계를 확인한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육아휴직 및 모성보호제도 도입 이후 여성 근로자의 비중도 높아지지만 특히 젊은 여성 근로자의 비중이 높아지는 효과가 확인됐다. 이러한 내용은 김대환 동아대학교 교수가 올해 <노동정책연구> 22권 3호에 발표한 논문 <기업의 육아휴직 도입이 여성 근로자 고용에 미치는 영향>에 담겨 있다.

논문에 따르면 한국 사회에서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가 저조하고 출산율이 낮은 다양한 원인 중 하나로 ‘일과 육아를 병행하기 어려운 노동시장의 구조적 문제’가 지적 받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부분은 한국 외 다른 선진 산업사회에서도 동일하게 발생하고 있다. 근로와 육아 양립의 어려움으로 인해 기혼여성의 노동시장 이탈이 발생하고 출산율 또한 저하된다는 지적은 꾸준히 이어져 온 것이다.

이에 맞춰 한국 정부도 다양한 모성보호제도를 도입·확대한 상황이다. 한국에서는 1987년 ‘남녀고용평등법’ 제정을 통해 근로자의 육아부담을 해소하고 여성의 지속근로와 출산율을 제고하기 위해 ‘육아휴직제도’를 도입했다. 지금은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로 개정돼 시행 중이다.  또한 제도 도입 초기 ‘무급’이기 때문에 활용이 낮은 상황에서 2001년 유급으로 전환하고, 유급의 한도 및 휴직대상과 아동연령이 확대되는 등 지속적으로 제도가 개선돼 왔다.


하지만 이 연구에서는 국내연구들이 주로 출산율이 개선되었는지에 대한 주제에 집중돼 그 효과를 확인하는 방향으로 이어져 왔음을 설명하고 있다. 일과 육아 중 ‘육아’에 초점을 맞춰 논의가 이어져 왔다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육아휴직제도 도입 전후의 여성고용 변화라는 ‘일적인 부분’을 중심으로 확인하고자 했다. 또한 육아휴직제도로 인해 여성 근로자에 대한 기업의 수요는 감소하고, 이 때 공급은 증가할 수 있기에 그 관계를 실증적으로 검증할 필요가 있음을 강조했다. 분석을 위해 ‘사업체패널조사’ 데이터를 활용했다.

이 조사는 2005년부터 2년 간격으로 구축된 고용, 인적자원관리, 노사관계 현황 등 사업체 전반에 관한 다양한 정보를 격년으로 추적·조사하는 패널자료이다. 이 데이터는 특히 동일한 기업을 대상으로 모성보호제도를 도입했는지와 그 경우 어떤 종류의 모성보호제도를 도입했는지를 질문하기 때문에 보다 명확한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는 장점이 존재한다. 이 연구에서는 연구 시점 당시 공개됐던 1차부터 8차에 해당되는 2005년부터 2019년까지의 자료를 두고 분석했다.


먼저 결과가 되는 변인(종속변수)의 경우 여성 근로자와 함께 ‘젊은 여성을 의미하는 신입사원의 비율’로 변환해 활용했다. 이는 해당 데이터에서 성별 정도는 제공하지만 연령별 정보를 제공하지 않아 비관리자급 근로자 중 젊은여성 근로자의 대리변수로 활용한 것이다. 연구자는 “비관리자급이 반드시 신입사원이라고 단언할 수 없지만 한국 노동시장의 통념상 비관리자급은 비교적 연령이 낮은 근로자들로 구성”된다는 것을 바탕으로 ‘젊은 근로자’라고 정의했다.

주요 설명변수로는 육아휴직제도의 도입 여부와 함께 어떤 종류든 관계없이 하나 이상의 모성보호제도를 도입하고 있는지 여부도 살펴봤다. 이 때 이러한 제도는 기업에 상당한 비용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주로 재정적 여력이 있을 때 도입 가능하다는 현실을 고려해 사업기간, 매출 규모, 기업 유형, 임금 수준, 산업의 종류, 지역, 각 연도 등을 통제변수에 포함했다. 분석 과정에서 2005~2019년 동안 파산했거나 신규 사업체가 추가되는 등의 변화를 고려한 불균형패널자료가 활용됐으며, 매출액, 임금 등은 한국은행이 공시하는 물가상승률을 고려해 모두 2015년 기준 실질값으로 전환했다. 결과적으로 15,495개 기업의 기업을 대상으로 분석을 진행했다.


데이터의 특성을 살펴보면 15,495개의 기업 중 83%(12,861개)가 육아휴직을 도입하고 있었다. 모성보호제도 중 하나라도 도입한 기업은 90% 정도였다. 또한 여성 근로자의 비중은 29%였으며, 미도입 기업의 여성 근로자는 23.94%였다. 하지만 도입 기업의 경우 30.04%가 여성 근로자였으며, 젊은 근로자 중 여성 비율도 높게 나타났다.

기업들의 평균 사업기간은 23.5년 정도였고, 육아휴직 도입 기업은 23.9년, 미도입 기업은 21.6년이었다. 도입 기업의 연평균 매출은 7,044억원으로 5.8배 많았으나, 미도입 기업보다 학교·의료법인과 재단·종교법인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분석결과를 정리하자면 기업이 육아휴직을 도입한 이후 남성 근로자에 비해 여성 근로자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고, 이는 지역을 고려한 모델에서도 동일하게 확인됐다. 여기서 주목할만 한 부분은 기업 형태 측면의 결과이다. 재단·종교법인에 비해 회사법인과 학교·의료법인에서 여성 근로자 비중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두고 연구자는 “임금이 낮은 기업에서 상대적으로 여성 근로자 비중이 높아지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설명하고 있다.

연구자는 이러한 결과를 두고 ‘여성들이 육아휴직을 도입한 기업에 대한 선호로 연계됐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즉 “육아휴직이 여성 근로자의 수요를 감소시키는 반면 공급은 증가시킬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지만 “육아휴직으로 인한 수요 감소 유인보다 공급증가 효과가 더 크게 작용한 것”으로 결과라는 것이다.

특히 육아휴직 도입에 따라 전체 여성 근로자보다 젊은 여성 근로자 비중이 증가시킨 것으로 함께 고려하면 ▲ 기존의 여성이 다른 기업으로 이직하려는 유인이 감소한 것과 ▲ 출산을 고려한 비교적 젊은 여성들이 회사를 선정하는 단계에서 육아휴직이 도입되었는지 여부를 고려하고 ▲육아휴직이 도입된 기업을 선호한 결과라는 추론을 제시했다.

무엇보다 육아휴직제도 외에 다양한 모성보호제도 중 하나 이상 존재할 경우 그 효과 크기가 확대된 것을 근거로 “모성호보제도를 도입한 이후 전체 근로자 중 여성 근로자 증가보다 젊은 근로자 중 여성 근로자 비중의 증가가 확연하게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연구자는 이러한 육아휴직 및 모성보호제도의 정책적 도입과 함께 이에 대한 실질적인 활용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실제 사례 제시한 일본은 “2000년, 2001년, 2014년 제도 개혁을 통해 육아휴직제도에 있어 기업 비용부담이 없도록 해 기업들이 여성을 정규직으로 고용하고 계약 시 연봉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경우도 육아휴직제도가 여성의 고용을 높이는 것으로 확인되며, “특히 주정부가 기업의 부담을 낮추어주는 제도가 병행되는 곳”에서 그 효과가 컸다는 부분을 설명했다. 이를 토대로 ‘육아와 근로의 양립과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육아휴직제도가 중요한 상황에서 초래되는 비용 문제로 고용 및 정규직 고용을 꺼리는 기업들에게 부담을 낮추는 방안을 모색’해야 함을 강조했다.

지금의 연구에도 한계는 존재한다. 연구자도 인정하는 것처럼 육아휴직제도와 모성보호제도의 도입 여부를 중심으로 분석해 실제 기업과 현장에서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에 대한 부분을 설명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또한 기업이 일과 육아를 병행하기 위한 제도를 도입한 이유를 비롯해 ‘더 효과적인’ 기업, 산업이나 ‘임금이 높은 경우’ 같은 세분화된 결과에 대해서는 확인할 수 없다.

하지만 사업체라는 기업 수준의 자료를 활용해 육아휴직 및 모성보호제도와 그 효과를 검증한 사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상황 속 '학술적이고 실증적'으로 검증했다는 것만으로도 '새로운 결과'에 해당된다고 할 수 있다. 이에 더해 기존 연구들과 다르게 일과 육아의 양립을 두고 ‘일’이라는 요인에 더 주목한 독창성만으로도 높이 평가할만 하다. 무엇보다 향후 단순한 고용효과 차원을 넘어 ‘실질적인 임금’이나 ‘근속연수’ 같은 근로환경적 요인으로 논의를 확장한다고 할 때 지금의 연구는 좋은 기초자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좋은연구’로 선정해본다.

이푸름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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