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플랫폼 수시 방문, 덕질 브이로그…홍대앞 등 카페 빌려 아이돌 생일 이벤트도

‘덕질’이란 어떤 분야를 열정적으로 좋아해 그와 관련된 것을 모으거나, 파고드는 일을 말한다. 한림랩 뉴스팀은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영상을 만들어 올리거나, 좋아하는 아티스트와 일상을 보낸 영상인 '덕질 브이로그'를 업로드하는 등 MZ 세대 팬덤 문화의 한 키워드가 돼버린 ‘덕질’의 다양한 문화현상을 살펴봤다. <편집자 주>


“취미로 시작한 덕질 브이로그 조회수가 벌써 2.5만회를 넘었어요.”

지난해 11월부터 남자 아이돌 그룹 ‘더보이즈’의 영상 통화 팬사인회에 참여, 현장 영상을 유튜브에 올리고 있는 박모(24·여)씨의 말이다. 박씨의 영상에는 주로 더보이즈와 영상 통화하는 화면 뿐 아니라 영상 통화 팬사인회를 준비하는 과정도 등장한다. 이뿐 아니다.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생일을 기념해 팬들이 준비한 이벤트 체험기를 담은 일명 ‘덕질 브이로그’ 영상들도 올라온다. 박씨는 “덕질 브이로그는 영통 팬 사인회를 여러 번 가다보니까 추억으로 남기고 싶었다”며 “영상 통화로 진행하는 팬사인회는 화면 녹화로 남길 수 있으니, 다른 팬들하고 공유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시작하게 됐다”고 했다.

출처: 유튜버 박모(24·여)씨 제공(박모(24·여)씨가 운영 중인 유튜브 채널)
출처: 유튜버 박모(24·여)씨 제공(박모(24·여)씨가 운영 중인 유튜브 채널)

K-POP 산업의 빠른 성장에는 팬덤 문화의 역할을 빼놓을 수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성세대가 좋아하는 가수를 응원하기 위해 인터넷 카페에 가입하던 시절과 달리, MZ세대는 위버스(Weverse)나 리슨(Lysn) 등의 새로운 ‘팬플랫폼’을 통해 좋아하는 가수를 응원하고 있다. 더불어 아티스트와 소통할 수 있는 채팅형식의 유료 서비스 앱인 버블(bubble)과 유니버스(UNIVERSE)를 이용하고, 유튜브에 덕질 브이로그를 제작해 올리거나, 탑로더 꾸미기, 포카 인증샷, 아티스트 생일 이벤트 참여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새로운 팬덤 문화를 만들고 있다.

MZ세대는 어떻게 덕질을 할까?

출처: 유튜버 박모(24·여)씨 제공(왼쪽 위부터 1번. MZ세대에게 유행인 '랜덤다이버시티 전시회' 사진을 보고 반응하는 뇌파를 분석해 색을 추출하는 체험 후 찍은 사진. 좋아하는 아이돌의 사진을 보고 뇌파를 측정한다. 2번. 좋아하는 아이돌의 이름으로 소주 라벨링을 한 모습, 3번, 4번. 음식 앞에 포토카드를 들고 찍는 포카 예절샷)
출처: 유튜버 박모(24·여)씨 제공(왼쪽 위부터 1번. MZ세대에게 유행인 '랜덤다이버시티 전시회' 사진을 보고 반응하는 뇌파를 분석해 색을 추출하는 체험 후 찍은 사진. 좋아하는 아이돌의 사진을 보고 뇌파를 측정한다. 2번. 좋아하는 아이돌의 이름으로 소주 라벨링을 한 모습, 3번, 4번. 음식 앞에 포토카드를 들고 찍는 포카 예절샷)

“덕질을 위해선 트위터 가입이 필수”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K-POP 팬들은 트위터에서 정보를 공유하고 서로 소통하는 등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SNS에서 같은 아이돌을 좋아하는 팬들끼리 친해지기도 한다. 고희주(23·여)씨는 SNS에서 친해진 ‘덕질 메이트’들을 오프라인 콘서트에서 만났다. 고씨는 “콘서트가 끝난 후 뒤풀이를 가서 서로의 감상을 얘기하는데 팬들끼리 끈끈함이 생기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김지윤(23·여)씨는 아티스트와 소통할 수 있는 유료 서비스 앱인 버블(bubble)을 구독하고 있다. 김씨는 “팬들과 좋아하는 대상에 대해 함께 이야기하는 것이 재밌다”고 말했다.

온라인 상의 덕질의 열기는 오프라인으로도 이어진다. 팬들이 아티스트 생일 이벤트 카페를 여는 것이 그 한 예. 홍대와 성수동의 카페들도 잇달아 열리는 이 생일 카페 행사들이 반갑다. 서울시 성수동에서 대관 이벤트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20대 유모씨는 “팬 분들이 생일 이벤트로 방문하시면 항상 이벤트 대관에 감사하다고 하시거나, 메뉴가 맛있다고 해주셔서 에너지를 많이 받았다”며 “서울시 청담동에 있던 SM엔터테인먼트 사옥이 성수동으로 이전하면서, 성수동으로 카페를 옮기고 대관 이벤트 카페로 재오픈을 했다”며 “카페 홍보 효과도 커 생일 이벤트를 계속 진행하고 싶다”고 말했다.

남자 아이돌 그룹 더보이즈 멤버 생일 카페 이벤트를 진행했던 박모(24·여)씨는 “사장님께 들었는데, 카페에 하루 500명 넘게 왔다 갔다고 한다”며 “원래 생일 카페를 열려면 대관비가 필요했는데, 요즘은 카페 측에서 대관도 무료로 해주고, 생일 주간에 방문하는 팬들에게 주는 선물 만드는 것도 지원해준다”고 말했다. 팬 개인이 아이돌 멤버의 생일 이벤트를 카페를 빌려 열면 많은 팬들이 방문, 카페 주인과 팬들의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공생 관계가 덕질 문화의 진화의 한 기폭제가 되고 있는 것이다.

사진=생일 카페를 꾸며 놓은 모습. SM 엔터테인먼트 소속 남자 아이돌 그룹 NCT 멤버 정우의 생일 카페를 방문하고 찍은 사진(왼쪽) 생일 카페에 방문한 후 음료를 주문하면 생일을 맞은 아이돌의 사진과 컵홀더를 준다(오른쪽)
사진=생일 카페를 꾸며 놓은 모습. SM 엔터테인먼트 소속 남자 아이돌 그룹 NCT 멤버 정우의 생일 카페를 방문하고 찍은 사진(왼쪽) 생일 카페에 방문한 후 음료를 주문하면 생일을 맞은 아이돌의 사진과 컵홀더를 준다(오른쪽)

본인 스스로 "'덕질'을 하며 스트레스를 푼다"는 이승린(23·여)씨는 “과거 엔터테인먼트 기업이 K-POP 문화 산업을 이끌었던 시대와는 달리, 팬덤 문화를 주축으로 K-POP 산업이 발전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K-POP 산업에서 팬덤의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MZ세대의 ‘덕질 문화’가 더욱 활발해져 K-POP 산업의 지속 성장을 뒷받침할 팬덤 문화의 주요소로 자리잡을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백다혜 객원기자

* 백다혜 객원기자는 한림대학교 미디어스쿨에서 언론을 전공 중인 예비언론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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