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과와 의견의 차이

출처: 군인권센터 홈페이지 캡쳐
출처: 군인권센터 홈페이지 메인화면 캡쳐

현재 우리나라의 언론은 보수와 진보라는 정치적 이념으로 구분된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다. 그리고 이에 따라 정치, 경제, 사회 전반에 관련한 이슈를 다루는 방식을 달리하는 언론의 정파성에 대해 알게 됐다. 이를 더 구체적이고 명확한 비교를 통해 알아보고자 '성소수자'라는 키워드를 다룬 보도를 찾아봤다.

성소수자는 사회적 약자로 분류된다. 필자는 좋은 언론인지 아닌지를 판단하는 근거를 두고 사회적 약자에 대해 어떤 방식과 태도를 보이는가 역시 포함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때문에 성소수자와 관련한 이슈 중, 지난해 트랜스젠더에 대한 논쟁을 불러일으켰던 변희수 전 하사의 부당 전역 처분에 주목했다.

변 전 하사는 군 입대 이후 성전환수술을 하였고, 달라진 성으로 계속해서 군 복무를 이어가고자 청원을 진행했다. 그러나 군에서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채 변 전 하사에 대한 강제 전역 결정을 내렸다. 이에 대해 변 전 하사는 강제 전역 취소를 요청했으나 육군본부에 의해 기각됐고, 몇 달 뒤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변 전 하사의 사후 진행된 전역 취소 청구 소송에서 2021년 10월 22일, 최종 승소했으나 변 전 하사의 사망에 대한 순직 재심사 요청은 아직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 이슈에서 조기 전역 취소 소송의 1심부터 최종 승소까지에 초점을 맞추었기 때문에, 기사를 조사한 날짜 역시 1심이 열렸던 2021년 10월 7일부터 최종 승소 확정일인 10월 22일까지로 정했다. 정파성을 두고는 <한겨레>와 <동아일보>를 선택해 각 언론이 변 전 하수의 전역 취소 소송에 대해 어떻게 반응하는지 알아보고자 했다.

두 언론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띈 차이점은 기사의 수였다. 약 2주에 걸친 기간 동안 <한겨레>는 19건, <동아일보>는 5건으로 <한겨레>가 약 4배 정도 더 많은 기사를 작성했다. 또한 <한겨레>는 1심 승소, 군의 항소, 최종 승소 확정이라는 굵직한 이슈에만 주목하여 기사를 쓰는 것이 아닌, 소송을 둘러싼 여러 입장과 관련한 기사를 꾸준히 보도했다. 반면 <동아일보>는 앞서 언급한 굵직한 이슈가 있었던 날짜에만 기사를 보도했으며, 그 수가 현저히 적었다.

두 언론은 헤드라인 선정 방식에서도 차이를 보였다. 먼저 <동아일보>의 경우, 소송 결과를 바탕으로 '육군 패소', '법무부 지휘 요청' 등과 같은 법원과 군의 입장을 헤드라인으로 구성했다. 대표적으로 [법원 “故변희수 전 하사 전역 취소해야”…육군 패소]와 [軍, 변희수 하사 ‘부당 전역’ 판결 항소키로… 법무부 지휘 요청]이 이에 해당된다.

그러나 <한겨레>는 [“군인으로 죽고 싶다”던 변희수 하사, 전역처분 ‘취소’ 판결]처럼 소송의 주체가 되는 변 전 하사와 유족의 입장을 반영했다. 여기에 더해 [군의 변론 자체가 변희수 하사 향한 거대한 2차 가해였다]와 [커밍아웃이 범죄가 되는 군대, 국방부는 평등의 문 열어라] 등과 같이 성소수자인 트랜스젠더가 겪는 차별을 중심으로 한 헤드라인을 작성하기도 했다.

이러한 차이는 기사 내용에서도 드러났다. <동아일보>는 1심 승소일 당시, 변 전 하사와 유족의 입장을 거의 배제하고 “성전환 수술을 통한 성별 전환이 허용되는 상황에서 수술 후 원고 성별을 여성으로 평가해야 한다”며 “심신장애는 원고의 경우 처분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재판부의 판결 내용을 중심으로 다뤘다. 이후 “상급 법원의 판단을 받아볼 필요가 있다”는 군의 항소 이유를 담아 1심 판결에 대한 군의 입장만을 보도했다. 이는 해당 이슈의 결과적인 요소만을 고려했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에 반해 <한겨레>에서는 변 전 하사의 입장에 무게를 두고 있는 변호사, 단체, 시민 등의 다양한 의견을 기사 내용에 포함하였다. 승소 후 “변 전 하사가 살아있을 때 이런 결과가 있었다면 좋았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던 변 전 하사 측 변호사의 인터뷰 내용과 “소수자에 대한 혐오와 차별, 배제를 군에서 배격하기 위한 국방부의 책임 있는 노력도 뒤따라야 할 것”이라는 군인권센터 소장의 의견이 그것이다. 이에 더해 여기서 그치지 않고 강제 전역 처분을 내린 군의 입장과 여전히 우리 사회에 만연한 성소수자를 바라보는 편견적 시선을 비판하는 사설과 칼럼 등으로 주제를 확장했다.

언론에서 성소수자와 같은 약자를 다룰 때 그들을 향한 불합리, 편견 등을 중점적으로 다루는 것뿐만 아니라, 약자가 더 이상 약자로 남아 있지 않을 제도와 방안을 마련하도록 목소리를 내는 것 역시 언론에서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정파성을 알아보기 위해 조사했던 <한겨레>와 <동아일보>에서는 이 지점에서 명확한 차이를 보였다.

때문에 보수 언론의 독자들은 소수자의 불평등이나 제도적 공백이 무엇인지에 대해 알기 어렵다. 반면 결과적 관점에서 진보 언론이 보수 언론에 비해 변 전 하사의 반대 측인 군 입장 중심의 기사가 부족하다고 판단할 수 있다. 결국 구독하고 있는 언론에 의존해 더 넓은 시각을 갖는 것이 어려울 때, 사회적 갈등 역시 발생한다.

지금의 과정을 통해 필자는 이미 머나먼 과거에서부터 정해진 언론의 특정 이념은 굳은살처럼 쉽게 떼어낼 수 없다는 것을 확인했다. 따라서 현재의 가장 최선은 뉴스 기사를 소비하는 독자의 객관적인 수용 방식 확립이다. 최대한 많은 언론사를 통한 비교 분석은 기본이며, 어떠한 방향으로도 휘둘리지 않을 단단한 가치관 역시 가져야 할 것이다.


황예지 객원기자

* 황예지 객원기자는 한림대학교 미디어스쿨에서 언론을 전공 중인 예비언론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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